태풍 지나가는 소리에 밤잠을 설쳤다. 태풍 끝의 아침 바다는 바다 깊숙이 잠들어 있던 파도가 일어나 육지를 향해 거세게 몰려왔다.
파도는 마치 여러 편대가 일렬로 서있다가 일제히 달려오는 병정 같았다. 바다 가운데 세워둔 초병을 꺾고 단단한 방파제 성벽을
헤딩하듯 부수고 넘어왔다. 그 파편으로 도로는 모래와 자갈, 커다란 바위까지 나뒹굴고 심지어 각종 바다 쓰레기가 뒤엉켜 있었다.
지난밤 이곳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듣기만 해도 무서운 이름 너 태풍! 올해는 제발 얌전히 지나가 주렴.
<부산진구신문 2021. 9. 29(수) 게재>
한번씩 휩쓸고 지나 갈때마다 무섭네여ㆍ
자연은 우리에게 무한함을 주지만 댓가도 준다는걸ᆢ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