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 물감을 엎어 놓은 듯 은행잎이 산사의 탁자와 의자에 곱게 물들었다.
떨어진 낙엽의 아름다운 휴식을 위해 스님들은 기꺼이 자리를 비워준다.
흘러내리고 내려앉아도 저리 고와서 나무도 땅도 황금빛 열병을 앓는 듯하다.
이렇듯 또 한 계절이 아쉬움을 담아 지나간다.
낙엽은 흔적 없이 대지의 거름으로 돌아가고 우리는 다시 겨울을 맞이하고 봄을 기약하는 순환에 익숙해진다.
더 늦기 전에 노란 잎사귀 하나 간직해 책갈피 속에 추억 하나 더 꽂아 놓아야겠다.
<부산진구신문 11월호 게재>
물든 잎사귀 퇴색되기 전에ㆍ
저두 책갈피 속에 물든 잎사귀 하니 넣어 려구여ㆍ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