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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5 14:23

야생

조회 수 106 추천 수 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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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구, 언제나 평화로운 모습으로 그려지고 아름답게 다가오는 곳이다.

겨울이면 큰고니, 기러기, 청둥오리 등 수많은 철새가 날아들어 먹이 활동을 하며 노는 모습은 평화 그 자체다.

모처럼 철새 탐사를 위해 낙동강 하구로 나갔다. 큰고니의 날갯짓을 보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큰고니는 개체수도 적고 날아가지 않는 붙박이 유조들만이 머리를 날개 속에 묻고 쉬고 있었다.

청둥오리와 물닭, 기러기 등은 한데 어우러져 이른 아침 햇살을 받으며 마른 연잎 사이에서 연신 자맥질을 하고 있었다.

더없이 맑은 하늘에는 비행기가 고도를 낮추며 내리고,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과 갈대 사이에서 철새가 놀았다.

 

아, 바로 이곳이 야생이구나!

갈대 속에서 큰 개가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다시 작은 개와 함께 나왔다가 갈대숲으로 들어갔다. 유기견 같아 보였다.

곧이어 갈대숲에서 송아지만 한 사슴이 뛰쳐나오더니 그 뒤를 큰 개가 뒤따라 달려갔다.

이곳에 고라니가 아닌 사슴이 살아가는 것도 놀라웠고 개가 저보다 몇 배 큰 사슴을 잡으려 따라가는 것도 놀라웠다.

인간을 위한 반려견이 인간에 의해 버림받아 강제 이주 되고 온갖 고생 끝에 야생에 살아가는 약육강식의 치열한 현장의 목격이었다.

인간과 협력을 적극적으로 하던 개도 버려지면 결국은 살아남기 위해 생의 전부를 먹이 구하기에 나서야 함은 당연할 것이다.

개가 초식동물이 아닌 이상 움직이는 무엇이든 사냥을 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흔히 머릿속에 그리는 그 '야생'으로 돌아와 사람의 근거리에서 치열하고 비열하고 어쩌면 안쓰러울 정도로 살아가고 있었다.

인간들의 무분별한 사냥과 밀렵으로 야생동물의 개체수가 급감하는 것도 우려되지만,

가족같이 살다가 버려지는 개들로 인해서 또 다른 생태계의 심각한 불협화음은 없어져야 할 것이다.

 

005_YDS8731jj.jpg

 

사슴이 뛰어 나오고 개가 거의 따라 잡을 듯이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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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이 야생화 되어 먹이사슬의 상위 개체로 살아가는 현장의 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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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은 생과사의 갈림길에서 오줌까지 지리며 온 힘을 다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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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과 개의 간격이 좁혀지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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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도 개도 생존을 위한 안간힘은 마찮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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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의 지구력에 못 미친 개가 점점 뒤쳐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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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가는 저 길이 막다른 길이 아니길 바라는 사슴과 막다른 길에 다다르길 바라는 개의 치열함이 눈물겹다.

 

005_YDS8747jj.jpg

 

2020. 1. 15.  맥도생태공원에서

 

  • profile
    실암實菴/이무현 2020.01.15 17:01

    노루라고 썼습니다만 농장을 탈출한 사슴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정확하게 밝혀지면 본문 중의 노루는 수정하겠습니다.
    의견 주시는 분들 미리 감사드립니다.

  • profile
    초록ㆍ 2020.01.15 19:42
    쫒는자와 쫒기는자의 치열한 생존 쟁탈을 현장감 있게 보네여ㆍ
    어떻게 되었는지 ᆢ
    살아 남기 위해 몸부림의 자연순리를 보는듯 하네여ㆍ
  • profile
    일월/채희권 2020.01.16 12:44
    동물의 왕국을 보는듯 합니다 ㅎㅎㅎ
  • profile
    솔바람/윤태균 2020.01.17 00:28
    사슴같아 보이는데 생사가 궁금 합니다
  • profile
    큰바우/전준용 2020.01.17 21:52
    햐~리얼하다!
    엉덩이본께 노루가 맞은거 같은데........
  • profile
    sky_2/복종규 2020.01.20 22:40
    햐~ 절묘한 포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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